허리가 구부정해지고 걸음걸이가 느려지며, 통증이 따라온다. 다들 나이 들어 생긴 노화겠거니 여긴다. "거울을 보니 등이 굽어 있더군요. 허리 펴고 걷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었다. 그야말로 초(超)고령사회다. 다섯 사람 중에 한 명은 근감소증, 즉 근육 감소부터 골밀도 저하, 게다가 노년기 척추 변형에 시달리고 있다.'꼬부랑 할머니'처럼 등과 척추가 과도하게 뒤로 굽은 후만증(後彎症, kyphosis), 옆으로 많이 휜 측만증(側彎症, Scoliosis), 골다공증으로 인한 압박 골절 등이 두루 나타난다. 거동이 불편하고, 몸의 균형이 흐트러진다. 게다가 만성 통증에 낙상 위험까지. 젊었던 시절, 그렇게 꼿꼿하던 허리와 등은 시든 미나리 줄기처럼 힘을 잃어간다.노년 척추변형, 방치하면 삶의 질 급하락할 수밖에 없다더 큰 문제는 단순한 자세 교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척추 자체의 구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특히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이 심해질수록 가볍게 툭 치기만 해도 뼈가 쉬 부러진다. 강하다는 척추뼈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골다공증성 압박 (척추)골절' 환자도 매년 빠르게 늘어난다. 전체 골다공증 환자의 25% 정도는 이런 골절 때문에 한 번 더 고생한다.게다가 골다공증성 압박 골절 치료는 의사들도 어려워한다. 환자들이 대개는 고령인데다 뼈가 약하기 때문에 치료해도 예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다.수술한 이후에 다시 골절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특히 한번 골절이 생기면 다음에 또 생길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5배에서 15배, 무려 20배에 이르기도 한다. 이때가 되면 의사들도 손을 들 수 밖에 없고, 환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여생을 병상에 누워만 있게 된다. 골다공증 초기부터 조기 치료가 너무나 중요한 것은 바로 그런 때문이다.증가하는 골절 위험. [그래픽=서울 부민병원]척추변형 원인은 무척 다양하다. 선천적 기형이나 청소년기에 시작된 측만증이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지만, 노년기에는 대부분 퇴행성 변화가 그 시발점. 척추뼈의 퇴행, 추간판(디스크)의 높이 감소, 근육과 인대의 약화, 골다공증 등으로 인해 구조적 균형이 무너지고, 허리가 점점 굽거나 한쪽으로 틀어진다.수술만이 해답은 아니다…하지만 필요한 경우도 있다노년기 척추변형 치료는 환자의 건강상태, 증상 정도, 척추의 변형 유형에 따라 결정된다. 초기에 발견된다면 약물치료, 자세 교정, 재활운동 등 비수술적 치료로도 괜찮은 효과를 얻는다.하지만 변형이 꽤 진행되고 신경이 눌려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발생하는 단계까지 나아가면 수술 외엔 다른 해결책이 있을 수 없다. 최근엔 고령 환자를 위한 '최소침습 수술', 로봇 내비게이션 수술, 골다공증 보강 고정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된다.특히 척추경 절골술(PSO), 후방관절 절골술(SPO), 척추체 제거술(PVCR) 같은 고난도 수술 기법은 심한 척추변형을 효과적으로 교정하고 일상생활 복귀를 앞당길 수 있는 실효적 솔루션일 수 있다.난도 높은 수술, 숙련된 전문의 경험이 성패의 핵심물론 정확한 해부학 지식, 숙달된 수술 기법, 환자 맞춤형 계획 수립이 뒤따라야 한다. 상당한 고난도 수술이기 때문. 김용정 서울 부민병원 진료원장 겸 척추변형센터장은 "노년기 척추변형은 단순히 뼈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환자의 근력, 골질(骨質), 보행 상태, 삶의 환경까지 두루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여러 기저질환도 갖고 있는 만큼,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해서다. 척추변형센터 김용정 센터장은 이어 "노년층 환자에게는 척추 정렬을 회복하는 것만큼이나 안전하고 회복이 빠른 수술이 중요하다"면서 최소한의 유합술, 통증 조절 중심 수술 그리고 재활 치료의 병행을 강조한다.그는 30년 넘게 미국과 한국에서 척추변형 분야를 연구하며 임상과 학술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온 전문가다. 서울대 의대를 나와 서울 아산병원,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뉴욕의 척추 관절전문 HSS(Hospital for Special Surgery)병원과 콜롬비아대병원 등에서 글로벌 실력파들로부터 배우고 또 경쟁했다.특히 콜롬비아대병원에선 교수로서 수많은 후학들도 가르쳤다. 그러면서 그가 개발하고 정립한 유합술 범위 최소화 기법, 청소년·노년 척추변형 맞춤 수술 전략은 국내외 학회에서도 표준이 됐다.그가 지휘하는 서울 부민병원 척추변형센터는 한달 평균 30건 이상의 고난도 수술을 거뜬히 소화해낸다. 정형외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 등 병원의 다학제 협진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이를 뒷받침한다. 수술 전·후 진단과 수술 그리고 회복까지 아우르는 '통합 치료 플랫폼'을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청소년부터 노년까지…근감소증과 척추변형, 그 해법을 찾다이런 노년기 척추변형과 관련한 더 다양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자리가 있다. 24일 서울 부민병원(강서구 공항대로)에서 대한근감소증학회(회장 김덕윤)가 여는 '제1회 근감소증과 척추변형 심포지엄'.이날 심포지엄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도 '근감소증과 척추변형'이다. 척추변형 수술의 역사부터 척추변형 수술의 최신 개념들을 두루 다룬다. 척추후만증과 측만증 등 다양한 임상 사례 발표도 함께 한다. 오랜 경력을 갖춘 전문의들의 여러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여기서 김용정 센터장은 ▲소아 척추변형 수술의 최신 개념 ▲척추 측만증 수술(소아/AIS/DLS) ▲Sagittal imbalance(시상면 불균형) 수술 전략을 발표한다. 서울, 미국을 번갈아 가며 닦아온 '40년 척추외과 의사' 경험을 함께 나누는 특별 코너도 있다. '척추의사'를 꿈꾸는 이들에겐 척추 치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 번에 짚어볼 기회도 되는 셈이다.초고령시대, 척추변형 치료는 노년의 존엄을 되찾는 길허리가 접힌 노인은 일상도 접힌다. 어쩌면 척추변형은 삶의 축 자체를 흔드는 질환이다.그래서 허리를 곧게 세운다는 건 단지 외형을 바꾸는 일, 그 너머의 과제다. 노년의 독립성, 존엄, 일상을 되찾는 길이기 때문이다. 김용정 센터장은 "다행히 '꼬부랑 허리'로 대표되는 척추변형은 예방할 수 있고 개선할 수 있으며 치료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제호 트라이브 미디어 전화 02-6012-4046주소 서울시 성북구 혜화로 88 2층 등록번호 서울 000036 등록연월일 2025.05.23 발행인 최재영 편집인 최재영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