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연구진 성인 39명 분석…심장박동 감지 능력보다 ‘신체 신호 신뢰·처리 방식’ 차이외로움을 많이 느낄수록 몸이 보내는 신호를 덜 신뢰하고, 신체 감각을 정서적으로 평가·조절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신체가 보내는 신호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국제학술지 《생물심리학(Biological Psychology)》에 발표됐다.히로시마대 뇌과학 연구센터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39명을 대상으로 외로움과 내수용 감각(interoception), 즉 심장박동과 같은 신체 내부의 신호를 감지하고 해석하는 능력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연구진은 설문을 통해 참가자들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정도를 측정하고, 신체 감각에 대한 인식과 우울 증상도 함께 평가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조용한 방에서 가만히 앉아 무작위로 정해진 25~50초 동안 자신의 심장박동 횟수를 세었다. 또 반복되는 신호음을 들으면서 각각의 신호음이 실제 자신의 심장박동과 일치하는지를 판단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EEG(뇌파검사)로 뇌 활동을, ECG(심전도검사)로 심장 활동을 동시에 기록했다.연구 결과, 외로움 정도와 심장박동을 감지하는 능력 자체 사이에는 뚜렷한 관련이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외로움이 클수록 신체 내부의 신호를 받아들이고 평가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나타났다.외로움을 더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감정과 신체적 경험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조절하는 정도가 낮았다. 특히 '신체 신호에 대한 신뢰', '자기조절', '정서적 인식', '신체 감각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정도' 등 4개 영역에서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심장박동에 대한 뇌의 반응에서도 차이가 관찰됐다. 연구진이 심장박동 직후 나타나는 뇌파 반응인 HEP(심박유발전위)를 분석한 결과, 외로움 정도가 높을수록 뇌의 전두부에서 나타나는 HEP가 약해지는 경향을 보였다.연구진은 이러한 뇌파 반응과 외로움의 연관성이 우울 증상과 연령, 성별을 통계적으로 고려한 뒤에도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외로움이 신체 내부의 신호를 감지하는 능력 자체보다는 해당 신호를 뇌가 평가하고 처리하는 방식의 차이와 관련될 가능성을 시사한다.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외로움의 과잉경계(hypervigilance) 모델'과 일치한다고 해석했다. 이 모델에 따르면 뇌가 신체 내부의 스트레스 신호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경우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잠재적 위협에 더욱 민감해지고, 지속적인 경계 상태에 놓일 수 있다.다만 이번 연구만으로 외로움과 신체 내부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다.연구진은 "신체 감각을 인식하고 처리하는 방식의 변화가 외로움을 유발하는 것인지, 반대로 외로움으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인지, 또는 두 현상이 함께 발달하는 것인지는 향후 추가 실험과 연구를 통해 규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