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자주 먹으면 대사량이 높아져 살이 빠진다”다이어트를 시작하면 흔히 듣는 조언이 있다. 한 번에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자주 먹으라는 것이다. 세 끼 식사를 여섯 끼로 나누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살도 더 잘 빠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운동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2~3시간마다 단백질이나 간식을 챙겨 먹는 경우도 있다. 과연 식사 횟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까.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7월 6일 식사를 자주 하면 신진대사가 빨라진다는 오래된 다이어트 상식을 검증했다. 영국 배스대의 대사생리학 교수 제임스 베츠는 음식을 먹을 때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은 맞지만, 식사 횟수를 늘린다고 대사량이 의미 있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우리 몸은 가만히 있을 때도 에너지를 사용한다. 심장과 뇌 등 장기가 작동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다. 이를 기초대사 또는 휴식대사라고 한다. 여기에 신체활동으로 소비하는 에너지와 음식을 소화·흡수하는 데 사용하는 에너지가 더해져 하루 전체 에너지 소비량이 결정된다.음식을 먹으면 이를 소화하고 영양소를 흡수하는 과정에서도 에너지가 소비된다. 이를 ‘식이성 열생산(thermic effect of food)’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혼합 식사에서는 섭취한 에너지의 약 10%가 이러한 과정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음식의 구성에 따라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베츠 교수는 이 원리를 세금에 비유했다. 100kcal의 음식을 먹었을 때 이를 처리하는 데 약 10kcal를 쓴다면 몸에 남는 에너지는 약 90kcal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조건이 있다. 같은 양의 음식을 몇 번에 나눠 먹더라도 소화에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예를 들어 하루 1800kcal를 먹는 사람이 이를 세 끼로 나눠 먹든 여섯 끼로 나눠 먹든, 식사 횟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는다.오히려 간식이 추가되면서 하루 전체 섭취 열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조금씩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견과류나 빵, 음료 등을 여러 번 먹다 보면 예상보다 많은 에너지를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하루 세 끼가 모든 사람에게 정답이라는 뜻도 아니다. 식사 횟수를 늘리는 것이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고,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속이 불편한 사람도 있다. 운동량이나 근무시간, 건강 상태에 따라서도 적절한 식사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중요한 것은 식사 횟수보다 하루 전체 섭취량과 음식의 구성이다.체중을 줄이려면 장기간에 걸쳐 섭취하는 에너지가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적어야 한다. 이때 극단적으로 굶기보다는 단백질과 채소, 통곡물 등 포만감을 주는 식품을 적절히 섭취하면서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또 하나 중요한 것은 신체활동이다. 베츠 교수는 대사량을 높이기 위해 간식을 자주 먹는 것보다 몸을 더 움직이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특히 하루 종일 앉아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짧은 걷기나 계단 오르기, 근력운동 등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결국 ‘하루 여섯 끼를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말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주장이다.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이 일부 사람에게는 식사량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식사 횟수 자체가 지방을 더 빨리 태우는 것은 아니다.다이어트를 위해 억지로 식사 횟수를 늘릴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맞는 식사 간격을 유지하면서 하루 전체 섭취량과 식사의 질을 관리하는 편이 더 중요하다.